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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기 전까지 승패는 오리무중...
오늘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클럽마다 순회하면서 게임을 했다.
클럽을 순회한다는 것은 제가 가입하고 있는 클럽이 많아서 각 시간대에 맞게 한 바퀴 돌면서 게임을 했다.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 다양한 게임을 해 보는 것이 좋다.
후반기 들어 동호인대회가 많이 개최되고 있다.
이런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결국은 고수 또는 다양한 선수들과 게임을 해 보면서 자신을 점검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이다.
한 클럽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선수들의 면모를 보면 비슷하거나 우리 팀이 조금 우세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팀이 나누어지는 순간, 박빙의 게임이 있고 빠르게 끝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이 게임은 서로가 팽팽한 게임이 되리라 예상을 했다.
게임이 시작되자 우리 팀이 일방적으로 밀렸다.
순식간에 5:0으로 우리가 리드를 당했다.
이런 게임은 보통 6:0으로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변이 나오는 것도 테니스에서는 재미이다.
상대는 6:0으로 끝날 것 같은 상황에서 느슨한 플레이가 되고 우리는 악착같이 한 게임이라도 따 보려고 사력을 다한다.
일단, 한 게임을 브레이크 하면서 게임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기 시작한다.
다음은 우리의 서브에서 노 애드까지 갔다.
제가 띄어 올린 볼이 짧아 네트 앞에 서 있는 전위에게 갔다.
상대의 전위는 이 볼을 그냥 때리기만 해도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서 강하게 때렸다.
그 볼이 네트에 걸리고 말았다.
스코어는 5:2, 상대는 아직도 게임에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게임은 이상한 기류를 타기 시작한다.
상대는 급할 것 없이 조금 가지고 놀다가 이긴다는 복안이고 우리는 오로지 혼신의 힘을 다 해 이겨 보려고 안간힘이다.
상대는 우리 팀을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을 때와 같이 천천히 가지고 놀다가 결국에는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사실 말로만 들어왔던 ‘고양이 앞에 쥐’라는 말을 실제로 목격한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 시골 동네 어느 집에 상당히 큰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
어디서 잡아 왔는지 그 집 고양이가 쥐를 한 마리 물어 와서는 사람들이 있는 앞에 그것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그것도 작은 쥐가 아닌 상당히 덩치가 큰 쥐였다.
모두가 놀란 것도 잠시, 우린 흥미를 가지고 그 광경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쥐는 고양이 앞에서 꼼짝 못했다.
아니, 혼비백산 거의 정신을 잃은 듯 보였다.
고양이는 쥐를 잠시 희롱하더니 드디어 서서히 잡아먹기 시작했다.
“설마, 한 게임은 쉽게 따겠지.”라고 생각하며 게임이 끝이라고 생각한다.
천천히 가지고 놀다가 상대의 기분도 좀 맞추어 주고 결국에는 이긴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게임이라는 것이 자신의 의도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정말, 게임이라는 것은 때로는 마술과도 같다.
수없이 많은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그냥 때리면 끝나는 상황인데 그것을 전부 아웃, 아니면 네트에 처박아 끝내지 못하고 타이 브레이크까지 갔다.
타이에서 또 다시 매치 상황이 여러 번 이어졌는데도 게임을 종료시키지 못하고 결국에는 패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악수를 하고 나오면서 서로가 웃는다.
상대는 어이가 없어 웃는 것이고 우리는 대견해서 웃는다.
아쉬워서 다시 한 게임을 더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리드를 해 나간다.
순식간에 5:0으로 앞서 나갔다.
또 이전 게임과 같은 이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대는 사력을 다 했지만 사기가 저하된 상대는 다시는 회복이 되지 않았고 우리는 쉽게 빵을 먹였다.
코트에서 빵을 먹는 기분이 묘하다.
그리고 씁쓸하기까지 하다.
게임이라는 것은 정말 묘하고 재미있다.
때로는 마술에 걸리기도 한다.
그런데 게임에서 동네에 아는 사람이라고 봐 준다는 게임은 자주 하면 안 된다.
게임하는 것도 습관처럼 몸에 익숙해진다.
최선을 다하는 게임은 자신에게도 좋고 상대에게도 좋다.
서로가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